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성남시 분당을)은 7일 오후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안에서 국회의 뿌리인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을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으로 잘못 표기하고 있다며 내년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앞두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지적한 사례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 있는 임시의정원 초대의장 이동녕 선생 흉상 설명문에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초대의장’이 아닌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초대의장’으로 표기돼 있다는 것이다. 이 흉상은 1996년 5월 ‘석오 이동녕선생 기념사업회’에서 기증한 것이다. 국회도서관도 1974년부터 2005년까지 생산한 각종 기록물의 제목과 저자를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이 아닌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으로 표기하였다. 국회도서관은 1967년 故 홍진 임시의정원 의장 유가족으로부터 임시의정원 문서들을 다량 기증받았는데 1974년 이 문서들과 여타 문서들을 묶어 책자 2권을 편찬하였다. 이 때 한 권은 제목을 ‘임시정부 의정원 문서’로, 다른 한 권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문서’라고 달았다. 심지어 2005년 국회전자도서관이 홍진 의장 기증 문서를 디지털화한 원문파일(16권 분량)을 공개할 때에서는 이 문서의 저자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이라고 표기하였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은 1919년 4월 10일 중국 상해에서 개원하여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정부 기본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제정해 임시정부 수립의 산파역할을 담당했다. 정식 명칭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이라는 근거는 여러 곳에 뚜렷하게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1919년 4월 11일 임시의정원 제1회 기사록의 제목이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기사록 제1회집’으로 표기된 사료가 남아있으며, 같은 해 9월17일 촬영된 기념사진의 제목도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제6회 기념 촬영 사진’이다. 김용달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도 국회사무처의 자문에서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이 맞다고 확인하였다. 현재 국회사무처와 도서관, 방송국, 입법조사처는 2019년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전시회, 지하철 광고, 엠블럼 개발, 특집방송프로그램 제작, 목록집 및 해제집 발간, 홍진 임시의정원 의장 상 건립, 연구용역과 세미나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의 뿌리인 임시의정원의 정신과 의미를 되새기고 의회민주주의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후손의 잘못으로 적어도 국회 본청과 도서관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이라는 제대로 된 이름을 잃어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100주년 기념사업은 임시의정원의 이름을 정확히 복원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욱 의원은 “행정부의 한 부서 쯤으로 읽힐 수도 있는 잘못된 명칭을 사용하면서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던 것은 어쩌면 권위주의 시대에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위상을 갖지 못했던 국회의 모습이 투영된 것일 수도 있다”며,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나고 촛불혁명 2주년을 넘어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당당한 의회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서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국회사무총장과 도서관장은 김 의원의 지적을 인정하고 명칭을 바꾸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인태 국회사무총장은 “국회 본청 로텐더홀 이동녕 선생 흉상을 기증한 기념사업회와 협의하여 설명문을 고치겠다”고 답변하였다. <저작권자 ⓒ 골든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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