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익숙한 암병동, 회전문, 엘리베이터, 간호사, 병실, 냄새..
이번에도 2인실이다. 옆 침대 환자분의 앓는 소리가 두려움으로 엄습한다. 4시간마다 투여하는 진통제 관을 넣어 소변을 빼고 있다 노부부의 병원살이가 너무나도 애달프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현재의 상황에 감사함을 느낌과 동시에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뮨셀 (면역치료)을 받는 동안은 매 순간 숨소리까지 신경이 쓰인다.
욕망에 눈이 먼 욕심도 운명을 떨쳐내고 싶은 간절함도 없었던 어머니 그보다는 삶의 행복을 누리고 싶으셨을 것 이다. 당신의 인생은 결과보다 과정이라는 사실에 동의하며 살았지만, 엉뚱한 곳에 도착되어 있다. 조금씩 흘러가는 시간들이 모여 우리를 이 곳으로 데리고 왔을 것 이다. 이 엉뚱한 곳에서 살기 위해 환자복을 다시 입은 모습. 삼성병원 창밖 풍경은 여름빛깔이 정해진 지 오래건만 환자복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퇴원 후, 하루가 지나기도 전 손발이 가렵다고 하신 어머니, 작정이라도 한 듯 긁어대시는 모습이 흠칫 무서워졌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온몸 피부는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어머니는 독하게 버티셨다고 한다.
이른 아침 삼성병원에 전화를 하니 면역치료 부작용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동네 피부과 병원에 갈 것을 권유받았다.
면역력 저하로 폭염을 견디지 못해 나타난 증상이라고 한다.
약 한 봉지로 피부는 점점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악으로 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게 암이다. 또 결코 그래서는 안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독한 폭염 속에 숨어있는 가을이 우리가 붙잡고 가는 희망과 몹시도 닮아있다. <저작권자 ⓒ 골든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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